국제전 번지나…"벨라루스, 우크라전 참전 가능성"

입력 2022-03-23 15:13
수정 2022-03-23 15:13


러시아 우방인 벨라루스가 자국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N은 22일(현지시간) 미국과 나토 관계자의 말을 인용,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려는 조치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도 벨라루스의 참전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빅토르 야군 소장은 "벨라루스의 침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약 5천 명 규모의 전투 병력을 투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퇴역 장성은 벨라루스군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격해 들어가 러시아군의 키이우(키예프) 함락 작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브레멘 대학의 니콜라이 미트로킨 연구원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의 공격이 '전면적'인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벨라루스군이 우크라이나 서부의 거점 도시에 투입돼 서방의 군사원조를 차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벨라루스군을 끌어들이려고 벨라루스의 국경 마을을 '위장 공격' 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벨라루스와 합동 군사훈련을 빌미로 대규모의 병력과 무기를 우크라이나 북부 접경 벨라루스에 이동 배치했다. 이후 병력을 철수하지 않고 있다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벨라루스에 주둔한 병력을 동원했다. 러시아군은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벨라루스는 아직 직접 참전하지 않았지만 개전 이후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개헌 국민투표를 통해 자국에 러시아군이 영구 주둔하고 러시아의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앞서 그는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이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냉전 시기 옛 소련 연방이었던 벨라루스에 핵무기가 배치됐으나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로 옮겨졌다.

일부 유럽의회 의원은 최근 EU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벨라루스 주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그리고 전체 유럽에 대한 위협이며 궁극적으로 벨라루스를 점령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의 나토 동맹국은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의식해 나토의 직접적인 개입을 원하고 있다. 폴란드는 현재 미군 수천 명에게 군기지를 내주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피란민 200만 명 이상을 받아들였다.

다만 미국과 대다수 서유럽 국가는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무기를 지원할 뿐 나토의 직접 군사개입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벨라루스가 참전하면 폴란드는 더욱 큰 위협을 느낄 것이고, 이는 폴란드의 군사적 개입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변국으로 번지고 여러 국가가 맞붙는 국제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어 25일 폴란드를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나토 동맹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막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