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러 정부 거짓선동" VS 러 언론인 "진실 모르면 조용히"

입력 2022-03-23 11:21
영화 '터미네이터'로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향한 러시아 프로파간다 전문가와 언론인들의 맹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슈왈제네거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반대하는 영상을 올린 이후 러시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서방국가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슈왈제네거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슈왈제네거는 "이번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전쟁이 아닌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전쟁"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망으로 발생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러시아 병사들은 정부의 거짓 선동과 프로파간다에 속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말하는 나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들이 쏘고 있는 것은 나치가 아닌 평범한 우크라이나 국민이다. 당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는가"라며 맹렬한 비판을 이어갔다.



한편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러시아의 대표적인 프로파간다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이 반박에 나섰다.

바딤 지긴(Vadim Gigin) 러시아 국영방송 진행자 및 프로파간다 전문가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당신이 이곳의 진실을 알려준다고? 러시아에 있는 우리보다 진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이 미국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찌든 사람이 러시아를 대하는 태도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솔리비예프(Vladimir Soloviev) 러시아 국영방송 진행자는 "당신이 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이라크를 두 번이나 방문한 것을 알고 있다. 이라크에 방문했을 때 이라크가 왜 미군의 습격과 침공을 받아야 하는지 이라크 국민에게 친절히 설명한 적은 있는가?"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러시아 최연소 여자 파워리프팅 챔피언인 마리아나 나우모바(Maryana Naumova)는 "당신이 촬영한 터미네이터2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스카이넷'을 파괴하기 위해 터미네이터라는 영웅이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몇 년 동안 우크라이나를 장악한 신나치주의라는 이름의 '스카이넷'을 파괴하기 위한 행위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학살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 당신만 다른 현실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조롱했다.



마리아나 나우모바는 지난 2013년 13살 나이에 100kg이 넘는 바벨을 들어 올려 전 세계 네티즌을 놀라게 한 화제의 인물이다.

당시 그녀는 근력 운동 엑스포 '아놀드 클래식'(Arnold Classic)에 참석한 슈왈제네거를 본 뒤 "만나게 되어 영광이다. 당신은 나의 영웅이다"라며 존경의 마음을 표한 바 있다.

(사진=뉴욕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