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지금 이자받기' 돌풍..."예적금 투자는 단기로"

입력 2022-03-22 19:27
수정 2022-03-22 19:27
<앵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우려로 주식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은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예적금 시대'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가계 자금이 안전 자산인 정기예적금으로 쏠리고 있는 건데, 앞서 보셨다시피 정기예금 수익률이 적금보다 더 높다는 분석리포트도 보셨는데요.

전 기자, 실제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예금 통장으로 금융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혹시 짠테크라고 아시나요.

<앵커>

말 그대로 짠 재테크 아닌가요?

<기자>

정답입니다.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가 짠테크 입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에 경고등이 들어오자 최근 소액이라도 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돈을 모아두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최근 이런 바람을 타고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토스뱅크가 '일복리' 예금 통장을 내놓았는데,

예적금이 다시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이른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짠테크족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토스뱅크의 일복리 상품은 지난 16일 출시 이후 이틀만에 41만명이 이용했고, 출시 6일만인 어제(21일) 기준 이용자가 77만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앵커>

일복리 상품은 생소한데, 어떤 개념인건가요?



<기자>



우선 이자율을 계산하는 방법에는 '단리'와 '복리', 두가지가 있는데요.



단리는 원금에 대해 정해진 이자율만 곱해 이자를 주는 것이고, 복리는 원금과 이자를 합한 잔액에 대해 이자를 주기 때문에 복리계산법이 이자가 더 높습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보통 '단리' 이자계산법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토스뱅크는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예금통장인 이른바 파킹통장에 '하루단위 복리' 효과를 내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매일 토스앱에 접속해서 '지금 이자받기' 버튼을 누르면 원금에 이자를 더하고 다음날 그 금액에 다시 이자가 붙는 '일 복리' 효과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래도 잘 와닿지 않은데, 단리 상품과 일복리 상품은 이자가 얼마나 차이나는 겁니까?



<기자>

같은 원금, 같은 금리로 1년간 토스뱅크 일복리 예금 상품에 가입했을 때, 또 시중은행의 일단 단리 예금 상품에 가입했을 때 이렇게 두 경우로 나눠서 이자가 얼마나 붙는지를 비교해봤습니다.



예컨대 연 2% 금리를 주는 토스뱅크 통장에 1천만원을 1년간 예치하고 매일 '지금 이자받기'를 적용할 경우 총 이자는 17만5,533원이 됩니다.



같은 조건에서 '지금 이자받기'를 매일 클릭하지 않을 경우 약관에 따라 매월 복리 이자가 지급되는데요, 이땐 17만179원의 이자를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시중은행 2% 정기예금의 경우는 어떨까요. 1년 예치시 이자는 16만9,200원으로 일복리 토스예금과 비교했을 때 6,300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앵커>

실제 따져보니 단리 상품과 일복리 상품간 이자 차이는 크지 않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호응이 좋은거죠?



<기자>

혜택이 그렇게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금융소비자들은 소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해서 목돈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는 겁니다.



또 매일 이자를 버는 재미와 보람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소소한 앱테크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주식과 가상자산,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 저점 타이밍 투자를 위해 이른바 총알, 즉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잠시 맡겨둬도 연 2%에 일복리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이 인기라는 거죠.



<앵커>

그럼 시중은행에는 복리 예금상품은 없는 건가요.



<기자>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를 통해 조사해봤는데요.



시중은행의 복리 정기예금 상품은 국민은행 3개, 광주은행 1개, 이렇게 4개가 있었고요, 복리 적금 상품은 산업은행, 하나은행, 수협은행 등 3곳에서 각각 1개씩 출시돼 있었습니다.



이렇듯 시중은행 통 틀어서 복리 예적금 상품이 10개도 채 되지 않는 건, 소비자들의 니즈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복리의 마법'은 은행 금리가 10%였던 1990년대 말에는 '재테크의 진리'라고 했을 정도로 효과가 컸지만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복리의 극대화를 누리기 매우 어려웠던 거죠.



하지만 지금과 같이 금리가 계속 오를 땐 장기간 돈을 묶어두고 싶다면 확실히 복리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최근 예적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시중은행에서도 금리상승기를 맞아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유일텐데요.



이런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예적금 재테크 방법이지 않을까요.



<기자>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 투자는 특정조건을 만족할 경우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연 2%대, 적금은 연 4%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쏠쏠한 재테크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높다고 무턱대고 가입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준다는 건 그만큼 해당 고객이 자신의 은행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본다고 보면 되는데요.



은행권의 4%대 적금은 주로 첫 거래고객에게만 해당이 되고요.



또 높은 이자를 준다며 가입을 유도한 뒤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실적 등 까다로운 각종 우대조건을 붙이기도 하는 만큼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월 납입 한도도 확인해야 하는데요. 돈을 불리고 싶은데 매월 넣을 수 있는 돈이 적다면 그만큼 받는 이자도 적을 수 밖에 없겠죠.



이 때문에 금리상승기엔 정기예금의 경우 중도해지의 부담 없고 변동식 금리를 적용한 짧은 만기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합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 인터뷰로 확인해보겠습니다.



[한수연 /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부지점장 : 요즘과 같은 변동시장에서는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연 1% 내외의 금리를 제공하는 MMF(머니마켓펀드), RP(환매조건부채권), 1개월 회전형 정기예금과 같은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20~30% 정도 가져간다면 향후 위험자산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학수 /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 금리가 상승하니깐 1년보다는 6개월로 (예금을) 돌리는 게 유리하겠죠. 적금 같은 경우에는 장기로 계약하는 것보다는 좀 더 짧은 1년짜리가 더 낫습니다. 요즘은 적금보다 예금을 많이 하거든요. ]



<앵커>

전 기자,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제를 한줄로 요약해주신다면요. 유튜브용 해시태그도 부탁드립니다.



<기자>

한줄평은 예적금 재테크 시대, 다시 돌아왔다.



해시태그는 #10년 전 복리예금 돌풍 재연 #짠테크족 주목 #이자로 부자되자 이렇게 하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