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가 돈 되는 시대"…세계가 주목하는 헬스케어

입력 2022-03-14 19:25
수정 2022-03-14 19:25
<앵커>

최근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주목하는 유망사업이 있는데요, 바로 헬스케어서비스입니다.

특히 급격한 IT기술 발전으로 병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홈케어가 가능해졌습니다.

헬스케어 기술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했을까요, 먼저 김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흔히 일상에서 잊어버리고 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건강관리 앱입니다.

앱 이용자는 매일 복용하는 약물 알림부터 혈압과 체중 측정 기능까지 자신의 건강상태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는 허리둘레와 과식 여부, 걸음수, 소비 칼로리 등 허리 벨트를 통해 감지한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알려줍니다.

이처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마트기기와 연동해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원인을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어플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넛지헬스케어와 지아이비타 등이 출시한 건강관리 앱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할 경우 캐시 포인트나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금전적 보상도 결합한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과거 처방과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건강관리의 대전제가 바뀌면서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와 건강관리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 안전성만 입증된다면 선진입 후평가 형태로 소위 임시 수가를 부여하는 독일의 제도화 사례들이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적절히 규제를 완화한다면 혁신 산업인 디지털 헬스케어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혁신과 정책 지원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앵커>

취재기자와 만나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치경제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장 기자, 먼저 헬스케어서비스의 의미가 워낙 광범위해서 명확한 정의를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헬스케어란 말 그대로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최근에는 앞서 보신 리포트처럼 웨어러블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나아가 인공지능까지 활용해 건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어 이를 포함해 '스마트 헬스케어서비스'라고 불립니다.

기존에는 건강관리라고 하면 주로 의료기관을 먼저 떠올렸죠. 하지만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이런 기기들을 활용해서 맞춤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개인중심의 건강관리 생태계를 의미한다고 보면 됩니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 중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걸음걸이나 심박수를 측정한다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얼굴을 촬영해서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다거나, 이렇게 건강관리를 해주는 기술들 모두 스마트 헬스케어서비스에 해당됩니다.

<앵커>

최근 헬스케어서비스를 미래유망사업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실제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스마트 헬스케어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키워드로 급부상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시장 규모는 지난해 1,525억 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40% 가량 성장했습니다. 이 시장은 계속 성장해서 오는 2027년에는 5,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0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헬스케어업종은 유망 투자종목에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한 종목은 헬스케어종목인데요. 실제 미국에서는 헬스케어업종은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방어주로 꼽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데도, 헬스케어업종은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변동성이 낮았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 규모가 상당한데요. 그렇다면 국내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기업들도 헬스케어서비스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입니다. 최근 롯데는 700억 원을 출자해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유통사와 헬스케어사업이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가? 궁금하실 수 있는데, 롯데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운동코칭 서비스를 대표 전략으로 내세웠습니다.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기존 사업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고객의 건강까지 연계해 관리하겠다, 이렇게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헬스케어 연계 업종이 있는데요, 바로 금융사입니다.

<앵커>

금융은 헬스케어서비스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는거죠?

<기자>

가장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보험사입니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활용한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험사의 경우 소비자들의 건강 척도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질병 등 위험이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라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의 건강관리가 잘 돼야 지급되는 보험금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헬스케어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의 움직임은 정호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국내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은 헬스케어 자회사를 출범했고, 삼성생명도 이달 중으로 자체 헬스케어 플랫폼을 출범할 계획입니다.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운동 자세를 가르쳐주고, 정해진 운동량을 채우면 보상을 제공하는 홈트레이닝 서비스가 있고, 검사 시설을 마련해 무료로 검사를 제공하고, 결과에 따라 맞춤형 약도 처방해주고 있는데요.

보험사들이 이렇게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건강 관리'가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나이 들고 있습니다.

국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8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6% 수준이었습니다.

2030년에는 국민 4명 중 1명이 고령 인구가 되고, 2040년에는 약 34%, 2050년에는 고령자 비율이 40%대에 달할 전망입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며, 국내 보험사의 지출액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험사고 발생 시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위험보험료의 추정액은 2018년 14조 원에서 올해 18조 원으로 매년 1조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때문에 보험가입자들이 건강해야 돈을 굳히는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가입자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팔을 걷어부친 겁니다.

그렇다면 해외 보험사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해외 보험사들은 이미 국내보다 빠르게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의료 공급이 부족한 중국에서는 2014년 자회사를 설립해, 보험사가 원격 의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간병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건강을 파악하고 이상을 감지하면 가입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헬스케어 시장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보험업계의 헬스케어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입니다.

<앵커>

국내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다 빠르게 선점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 헬스케어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었죠.

실제 우리 정부도 최근 혁신성장 추진회의를 열고 헬스케어를 미래유망사업으로 선정해 'K-헬스케어' 육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혁신서비스 개발 지원과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등 10대 중점 추진과제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런 과제들이 속도있게 추진되려면, 규제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겠죠. 앞서 김예원 기자의 리포트에서 언급됐듯이 헬스케어 기기 허가와 관련된 부분도 해외에 비해 규제문턱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고요.

또 하나, 금융업이나 일반 산업이 건강, 즉 의료서비스와 접목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 결합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기나 서비스들이 등장한다해도 의료데이터와 함께 활용하지 못 한다면 사실상 반쪽짜리 헬스케어에 그칠 수밖에 없는데요.

예를 들어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사가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가입자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해 진단을 내린다, 이 경우 의료행위로 간주해 불법이 됩니다.

여전히 국내에서는 의료업계의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민감한 개인의료정보들이 남용될 수 있다, 이런 지적들 때문인데요. 실제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국민건강정보 자료제공 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5개 보험사의 공공의료데이터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런 데이터 규제를 헬스케어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관련해선 전문가 의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 공공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 우려하는 부분이 매우 많고, 그래서 사실 가명정보로 돼 있는 것이고 암호화 과정을 많이 거쳤고, 활용 부분에서도 매우 기준이 높기 때문에 활용부분에 있어서 그렇게 우려해야 할 부분인가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헬스케어라는 부분들이 국민 전체의 불필요한 의료비를 감소하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기 때문에,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장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완화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기자>

현재 건강보험공단 등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관련법 제정 움직임이 한창인데요, 특히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확대'가 포함돼 있습니다. 앞으로 출범할 새 정부에서 관련해 어떤 세부 정책들을 내놓을 지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앵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