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배경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바이든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주범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러시아가 아닌 바이든 대통령의 실패한 경제 정책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9%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1982년 1월 이후 무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1월에 발표된 7.5%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유는 푸틴의 공격적인 행동 때문"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이 심화되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심각하지만 러시아 쪽 상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미국보다 더 치명적인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월가에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있는 원인이 푸틴이 아닌, 바이든 대통령의 실패한 경제 정책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포스트는 "최근 월가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대부분 인플레이션 상승 원인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목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무리한 경기 부양책과 애매한 에너지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도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수준이었다"면서 "바이든이 푸틴을 탓하기보단 스스로의 정책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0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6.2%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5개월 연속 6%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뉴욕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포스트는 "미국이 에너지 자립도를 키우지 않은 이상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에 대한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누군가가 나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면서 "지금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경우 지난 1980년대 수준의 초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