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비트코인이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행정명령 서명 소식에 급등했지만, 오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며 비트코인 4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9%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1982년 1월 이후 무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1월에 발표된 7.5%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el Van de Poppe)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급등함에 따라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다가올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빠른 긴축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소식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헤지수단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니켈 디지털 자산운용(Nickel Digital Asset Management)이 최근 100명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무려 73%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이 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캘리 콕스(Callie Cox) 이토로(eToro)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면,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좋은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역할이 앞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가상화폐 시장이 아직 성장 중인 단계에 있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투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일 바이든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에 11%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 방안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한번 급등하면서,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안상에 나설 것이란 우려에 비트코인 4만 달러 선이 또다시 무너졌다.
이날 비트코인의 가격은 오전 9시 10분(한국시간) 코인데스크 기준 전일 대비 6% 하락한 39,383.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