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언론, 윤석열 당선 보도…"北·中에 강경노선 예고한 정치 신인"

입력 2022-03-10 20:08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유력 언론사들도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 소식을 조명했다.

언론사들은 윤 당선인이 정치 경험이 전무한 검찰 출신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 주목했고, 국제무대에서는 현재 한국 정부보다 북한과 중국에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BBC 방송은 윤 당선인을 "정치 초년생"이라고 부르며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집계에서 1% 미만이라는 역사상 가장 차이가 나지 않는 결과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번 한국 대선에서는 부동산 가격, 경제성장, 청년실업, 성 불평등이 유권자의 관심사였고 윤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선거운동 중심공약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젊은 남성 지지층에 심하게 기울었고 그들 중 일부는 한국에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수 성향의 전직 검사"가 "추문과 비방으로 얼룩져 유난히 씁쓸했던 선거"에서 "격렬한 싸움 끝에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반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인정한 그는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성들이 구조적인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다"고 썼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서울발 기사로 윤 당선인을 "한국의 얼마 되지 않는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대선"에서 승리한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실권을 거머쥘 정치 신인"으로 소개했다.

르피가로는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10년씩 번갈아 가며 청와대를 차지한 전통을 깨뜨린 윤 당선인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며 북한과 중국에 강경노선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윤 당선인이 "검사로서 화려한 경력을 마치고 지난해 정계에 입문해 아주 근소한 차이로 중도좌파 여당 후보를 물리쳤다"고 보도했다.

레제코는 미국과 관계 강화를 약속한 윤 당선인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한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한국의 가장 큰 경제 파트너인 중국에 더 많은 요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윤 당선인이 한국 대통령 선거 역사에서 가장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며, 실제로 그에게는 단결을 이뤄내는 게 급선무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Z는 그의 당선으로 동아시아의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더 나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고, 해외에서는 중국이나 북한과의 갈등에 있어서 더 명확한 입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윤 당선인이 대외적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며 미국과 중국 중 친미노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북관계에서도 새로운 노선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며 남측과 협력하려면 북한이 불가역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FAZ는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방위를 위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필요시 미국 주도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확대 배치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고 FAZ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