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L(리터)당 1천900원을 넘어섰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11.95원 상승한 L당 1천904.35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L당 1천900원을 넘긴 것은 2013년 10월 셋째주(1천902.55원) 이후 약 8년5개월 만이다. 앞서 전국 휘발유 가격이 최고가를 기록했던 시기는 L당 2천원을 넘었던 2012년이다.
당시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2012년 8∼10월 L당 2천원을 상회한 바 있다. 이후 그해 11월부터 2014년 10월 초까지 약 2년간 L당 1천800∼1천900원 선을 오갔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9주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가격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직전인 지난해 11월 11일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810원이었는데 이미 그 당시의 가격도 뛰어넘었다.
제주도와 서울 휘발유 가격이 지난주 먼저 L당 1천900원선을 넘겼으며 이번주 들어 부산, 대전, 인천, 경기, 울산까지 1천900원선을 돌파했다.
현재 전국 최고가 지역은 서울로 10일 기준 전날보다 17.79원 상승한 1천978.62원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 최고가 주유소는 서울 중구 SK에너지 서남주유소로 현재 L당 2천829원, 2위는 용산구 GS칼텍스 서계주유소로 L당 2천820원이다.
이처럼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앞으로 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만약 최대치인 30%까지 인하폭을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은 L당 305원 내려가게 된다.
한때 배럴당 13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진정과 산유국들의 증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5달러(12.1%) 하락한 배럴당 10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시장 변동성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108.8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7일 125.19달러, 8일 122.99달러, 9일 127.86달러 등으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