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러시아를 탈출하려는 미국과 유럽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에 있는 대학교들이 러시아와의 교환학생,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있다"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 속에 학생들이 하루빨리 귀국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대학생 가운데 특히 미국과 유럽인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의 보복조치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본인의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귀국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국무부 역시 주말 사이 러시아 당국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현지법을 임의로 집행할 수 있다며, 러시아를 즉시 떠나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를 떠나고 싶어도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남겨진 학생들도 많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되면서 러시아를 향하는 항공편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로열 에어 마록, 터키 항공 등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고는 러시아를 향하는 비행기가 없어 항공 교통이 거의 마비된 수준"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에 유학중인 구스 피터슨(Gusts Peterson)은 "러시아에서 항공편을 구하려고 했지만 5편 가운데 2편이나 취소되었다"면서 "결국 9,600km에 달하는 4시간가량의 기차여행 끝에 에스토니아에 간신히 도착해서야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인 유학생 클로 밀러(Cloe Miller)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클로 밀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자 러시아를 벗어나기 위해 항공편을 구하려고 했지만, 항공편을 예약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결국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두바이까지 6시간, 두바이에서 보스턴으로 14시간, 보스턴에서 덴버까지 5시간, 총 25시간의 비행과 2번의 경유 끝에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에서 안전히 탈출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어학연수 비용으로 지불한 21,000달러의 등록금은 결국 공중분해 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