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정조준…"러 수출하다 문닫게 될 것"

입력 2022-03-09 16:08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계속 수출하다가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러몬도 장관은 러시아에 반도체와 첨단 기술 수출을 금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 기업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언급하며, 이런 중국 업체들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장비·소프트웨어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과은 "SMIC와 같은 기업들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판매 중이라고 확인된다면, 미국은 SMIC에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해 이들의 사업을 중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거래를 이어갈 경우)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 일환으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FDPR은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자국산 소프트웨어·기술을 사용했다면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 조항이다.

이에 따라 미국산 기술·소프트웨어를 접목해 영업 중인 다수 중국 기업에도 러시아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가 적용된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2020년 미국은 미중 갈등 속에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주기 위해 화웨이가 대만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납품을 받지 못하도록 이 규정을 활용했었다.

이같이 미국이 FDPR을 제시하자 중국 반도체·기술들이 중국 당국의 입장과 서방 제재 방침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러시아 수출을 금지한 미국 주도 제재 동참 시 해당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게 되고,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는 러몬도 장관의 경고처럼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와 컴퓨터 제조사 HP, 델 등 업체들은 이런 제재가 발표된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은 러시아 철수 대열에 동참할 조짐이 없다고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수십 년간 러시아와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미국 등의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