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금이 월세 12개월치 이하인 '순수 월세' 거래가 역대급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서울 오피스텔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거래 총 2만5천607건 가운데 순수월세는 5천355건(20.9%)으로 집계됐다.
건수와 비중 모두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역대 최다·최고 기록이다.
2011년 서울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 순수월세 거래 건수와 비중은 477건, 10.0% 수준에 그쳤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각각 5천건, 20%를 넘어섰다. 건수는 10배 이상, 비중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의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240개월인 거래) 건수와 비중은 1만7천778건, 69.4%로 전년(1만8천282건, 70.9%) 대비 줄었다.
서울 오피스텔의 준월세 비중이 70%를 밑돈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 건수와 비중도 2020년 2천863건, 11.1%에서 지난해 2천474건, 9.7%로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오피스텔의 순수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주요 임차 수요층인 젊은 직장인과 1·2인 가구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며 "젊은 수요자는 대부분 목돈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보증금이 낮은 순수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세대주의 연령이 25∼39세인 1·2인 가구는 2011년 225만6천799가구에서 올해 246만1천981가구로 9.1% 증가했다.
오피스텔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이고, 월세 공급자들이 대출금리 이상의 임대 수익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순수월세 거래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서울 오피스텔에 순수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면적은 준월세나 준전세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의 평균 주거 전용면적은 순수월세(24.3㎡), 준월세(25.0㎡), 준전세(29.0㎡) 순으로 작았다.
순수월세는 다른 월세 유형과 비교해 보증금이 낮은 대신 매달 지출하는 월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작은 면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 수석연구원은 "높은 월세 부담은 세입자들의 주거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산 형성을 저해한다"며 "저소득 월세가구에 대한 지원 정책과 함께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양질의 공공장기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