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력에 대한 일본인의 자신감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계열사인 닛케이리서치가 작년 11∼12월 18세 이상 전국 남녀를 상대로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유효 응답률 55.4%)에서 일본의 경제력을 어떻게 평가하냐고 질문했더니 '강하다'는 답변이 20%에 그쳤다고 7일 보도했다.
이같은 답변 비중은 2018년 조사(37%) 때보다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일본의 경제력이 약하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32%에서 43%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였다.
닛케이는 성장률이 5%를 넘긴 미국이나 유럽권과 비교해 일본의 경제 회복이 늦다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한 가운데 경기 회복이나 백신 개발이 늦은 것이 이번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인들은 경제의 동력 중 하나로 꼽혔던 기술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기술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강하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3년 전보다 17%포인트 하락한 58%였다.
일본의 군사력, 외교력, 정치력 등에 대한 평가도 조사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줄곧 좋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이 이들 항목에서 강하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각각 9%, 5%, 5%에 불과했다.
헌법 개정을 원하는 일본인들도 증가했다.
개헌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이 65%로 개헌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의견(31%)의 두 배를 웃돌았다. 2018년 첫 조사에서는 개헌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답변이 50% 수준으로 개헌 찬성을 웃돌았으나 2019년 조사 때 역전됐고 양측의 차이가 점차 벌어진 것이다.
역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한국을 좋아한다고 답한 이들은 24%에 그쳤고 57%가 싫다고 반응했다.
중국이 싫다는 답변은 78%였고 좋다는 의견은 8%였다. 특히 중국을 위협으로 느끼는 응답자(90%)의 비율이 북한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이들(83%)의 비율보다 높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