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악몽 러시아서 재현…JP모건 "외환위기급 침체온다"

입력 2022-03-05 13:17
수정 2022-03-05 14:10
JP모건 "GDP수개월간 11% 감소"
"침체된 러시아 경제, 제재로 결정타"
영국 싱크탱크 "인플레와 빈곤 심화될 것"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의 전방위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경제가 1998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후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지시간 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서방의 경제 제재로 국내 저축이 고갈되고 루블화 가치가 폭락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이미 깊은 침체로 향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경제 제재가 결정타를 날릴 것"이라며 "1998년 부채 위기 당시와 맞먹는 경기 후퇴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 달러 75루블에서 현재 124루블로 폭락했다. 이로 인해 수입 상품 가격이 치솟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기존의 갑절이 넘는 20%로 인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또 이날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5일째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를 폐쇄했다. 이는 모스크바 증권거래소 사상 최장기 폐쇄이며, 세계적으로도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실각 후 두 달 가까이 증권거래소가 폐쇄된 것을 제외하면 가장 긴 시장 폐쇄다.

서방 기업들의 러시아 탈출이 이어지면서 러시아 경제의 고립은 계속 심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제품의 러시아 판매를 중단했고, 세계 최대 검색 플랫폼업체이자 광고업체인 구글도 러시아 내 사업을 중단해 러시아 디지털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의 케이 뉴펠트·푸시핀 싱 연구원은 "금융 제재는 모두 러시아 금융 시스템의 외화에 대한 접근 차단을 목표로 한다"며 "최악의 경우 제재가 루블화와 러시아 은행시스템을 완전 붕괴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만연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 중산층의 저축을 고갈시키고 중산층 이하 계층을 심각한 빈곤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