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트위터 차단한 러시아…빅테크는 보이콧 행렬

입력 2022-03-05 07:58
수정 2022-03-05 10:40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자국 국영 매체 차별을 이유로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시간 4일 보도했다.

러시아 방송통신 감독 기구인 로스콤나드조르는 "4일부로 페이스북 접속 차단 결정이 내려졌다"며 "지난해 10월 이후 페이스북이 RT,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국영 매체의 접근을 제한하는 등 26차례에 걸친 차별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모스크바에서는 페이스북 접속이 불가능해졌다. 다만, 페이스북 소유의 인스타그램 접속은 가능하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최근 러시아 국영 매체의 계정이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나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러시아 국영 언론 계정과 이들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콘텐츠를 강등 조치했다. 강등조치란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이나 검색 결과에 잘 나타나지 않도록 해 사실상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 하원은 전날 러시아군 운용에 관한 명백한 허위 정보를 공개적으로 유포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하고, 만일 그런 허위 정보가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을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과토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술기업들의 러시아 이탈도 가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지시간 4일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이들이 부과한 대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 내 사업의 "많은 측면"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우리는 이들 정부의 결정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 우크라이나를 가장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며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MS는 우크라이나에 계속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정보를 전달하는 등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우크라이나 군사 관련 조직과 정부기관, 제조업체 등을 노리는 것으로 MS는 보고 있다.

특히 MS는 지난달 23일 러시아의 무력 침공 직전 우크라이나 정부 부처와 금융 기관을 겨냥한 멀웨어 공격이 시작된 것을 곧바로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한 뒤 세 시간 만에 악성코드 차단을 위한 업데이트를 완료한 바 있다.

이날 MS가 내놓은 러시아 내 사업 중단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적극적인 제재 이행 노력을 따른 것이다.

애플은 지난주 러시아 유통망에 대한 수출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1일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러시아 외 지역의 앱스토어에서 러시아 관영매체를 퇴출했다.



IT(정보기술)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해운, 정유, 카드, 영화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유력 기업들이 러시아에서의 판매활동이나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러시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온 미국 회사 코전트 커뮤니케이션(이하 코전트)도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데이브 섀퍼 코전트 최고경영자는 이날 평범한 러시아인들이 인터넷에서 차단되도록 하고 싶지 않았지만, 전시에 러시아 정부가 자사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이버공격에 나서고 정치선전을 하는 것을 막고 싶었다고 말했다.

섀퍼 CEO는 "우리 목표는 누구를 해치려는 게 아니다. 그저 러시아 정부가 군자금으로 또 다른 도구를 갖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서 러시아의 고객사에 보낸 편지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침공으로 시행된 경제 제재, 불확실한 안보 상황 등을 이유로 들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통지했다.

미 수도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코전트는 광섬유 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통신 기간망(backbone network)을 제공하는 세계 최대 규모 회사 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