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확산 '초비상'…삼척 주민 대피·LNG기지까지 위협

입력 2022-03-04 20:04
수정 2022-03-04 20:33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국도가 전면 통제되고, 액화천연가스(LNG) 기지가 위협받는 등 화마(火魔)는 산림은 물론 민가와 주요 시설까지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4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현재 울진 산불은 원덕읍 일대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이에 당국은 원덕읍 월천리·산양리·노경리·사곡리·기곡리 주민 1천여 명에 대피령을 내렸다.

원덕읍 호산리 호산교차로∼울진 방향 7번 국도는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불이 호산리 LNG 생산기지 인근까지 번지면서 소방당국은 대원 225명과 장비 85대를 LNG 기지에 집결시키는 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진에 배치할 예정이었던 중앙119구조본부 대용량 방사포도 방향을 돌려 LNG 기지로 이동 중이다.

울진 산불로 인해 전력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릉지역 시설물 형광등까지 깜빡임 현상이 일어나는 등 강원 곳곳에 산불 여파가 커지고 있다.

산림 당국은 산림청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100여 명을 투입했으며, 이날 오후 6시 20분께 월천삼거리 주유소에 현장 지휘 본부를 설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행히 현장에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으면서 불길이 원덕읍 가곡천을 넘지는 않았으나, 가곡천 남쪽은 연기가 자욱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불이 산 정상 부근에서 능선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고, 불이 강풍을 타고 가곡천을 넘으면 곧장 LNG 기지가 있어 현장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산림청은 산불 확산 차단을 위해 오후 7시를 기해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 '심각'을 발령,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확산을 막을 방침이다.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현재 울진 산불은 순간최대풍속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을 타고 삼척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울진과 삼척 주민들은 산림 당국과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재난방송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