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장악하려 포격"...IAEA "심각한 훼손 우려"

입력 2022-03-04 09:54
수정 2022-03-04 12:19
"자포리자, 우크라이나 원자로 15기 중 6기 보유"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원자력 발전소 단지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로이터·AP·AFP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의 트미트로 오를로프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원전이 이날 새벽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의 안드리이 투스 대변인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이 자포리자 원전 단지의 원자로 6기 가운데 하나를 직격,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투스 대변인은 화재가 발생한 원자로는 보수 작업 대상으로 가동하지는 않고 있었으나 내부에 핵연료가 저장돼 있다고 밝혔다.

투스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중화기 공격을 멈추라.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이다. 진짜 핵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투스 대변인은 소방대도 포격을 받을 수 있어 화재를 진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향해 전방위에서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며 "러시아는 즉각 포격을 중지해야 한다. 소방대에 안전구역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방사성 물질 누출이 우려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자포리자 원전 인근의 방사능 수치가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장갑차가 원전 단지로 진입하는 모습이 자포리자 원전 홈페이지의 실시간 현장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화면에는 총기 발사로 보이는 듯한 섬광과, 그 직후 폭발이 발생하는 듯한 모습 등이 이어졌다고 AP는 덧붙였다.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단지다.

이 원전단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한다.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백악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하기 위해 공격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우크라이나의 15기 원자로에 우발적으로 심각한 훼손이 가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