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한국경제 '쇼크'…"그래도 기회는 있다" [심층분석]

입력 2022-03-03 19:13
수정 2022-03-03 19:13
<앵커>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증시가 단기 큰 충격을 받은 이후 다행히 오늘 시장은 조금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는 우리 경제에 전방위적으로 피해가 발행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증권부 지수희 기자와 함께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해 보고 투자 전략도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지 7일째 입니다.

어젯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헤르손'을 점령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의 인터뷰를 한번 들어보시죠.

[아고르 /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러시아군이 헤르손 시를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민간 기반 시설, 주요 기반 시설 및 대중 교통은 평소와 같이 작동합니다. 식료품이나 필수품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지도를 보시겠는데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가 북부에 위치해 있다면 헤르손은 남부 도시인데 전략 요충지로 알려져있습니다.

키이우를 포함해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뿐 아니라 헤르손까지 주요 도시에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폭격을 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외신들은 민간인들도 무차별 폭격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의 시청까지 점령했는데 주요도시를 장악한 첫 사례이기 때문에 이번 전쟁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헤르손에는 항만이 많아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광물자원이나 곡물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죠.

국가차원의 제재 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러시아와의 교류를 중단하고 있죠?

<기자>

네,

일단 유럽연합의 제재에 따라 오는 12일 국제금융결제망에서 러시아가 배제됩니다.

미국은 러시아에 원유 수출 제재 뿐아니라 석유나 가스 추출설비에 대해서도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민간기업들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서비스를 중단했고, 애플과 나이키 등 소비재 기업들도 상품을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자동차 회사들과 협력했던 포드와 BMW 등도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서방국가들의 제재에 러시아도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러시아 증시는 사흘연속 열지 않았습니다.

외환거래는 중단됐고 외화 반출도 제한했습니다.

환율 방어를 위해서 기준금리는 20%로 대폭 인상했습니다.

모두 스위프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고요.

또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세금면제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서방국가들의 제재에 러시아가 맞불을 놓긴 했지만 관건은 러시아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입니다.

<앵커>

러시아 제재로 금융시장이 타격을 피해갈 수 없는데 우리 기업과 경제도 역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죠?

<기자>



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이 가장 문제입니다.

국제유가 흐름을 보면 지난해 말 만해도 배럴당 66달러 수준이었는데 어제 11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가격 상승은 증시에서 중요한 변수로 계속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노현복 W자산운용 CIO : 유가가 주요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기업 실적뿐 아니라 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금리를 추가 인상한다는 움직임이 있으면 지수에 추가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 뿐 아니라 비롯해 국내 수출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러시아 제재가 장기화 될까 기업들이 노심초사 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나왔듯이 전문가들은 일단 기업의 경우 원자재나 원유, 곡물 등의 수입선을 다변화 해야하고 수출 대상국도 단기적인 대응이 아닌 장기적으로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우려해야할 부분은 '미국의 수출통제'인데요.

우리 최대의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에 대해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 기업에 잘 전달해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수 / 전국경제인연합 아태협력팀장: 만약 장기화 한다고 하면 원자재가격이나 원유가격 급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런 원자재나 원유, 곡물 등의 수입선을 다변화 한다 던지, 수출 대상국도 단기적인 대응이 아닌 장기적으로 더 수출대상국을 늘려야 합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미국이나 서방국에서 심해지면 그에 따른 장기적인 피해도 우려되기 때문에 국제 공조를 통해서 제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제재에서 한국이 최대한 면제될 수 있도록 국제 공조를 통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대상이 되면 우리 반도체나 주요 수출품목이 미국의 장비나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미국 당국의 사전 허가를 건 별로 받게 되면 굉장히 절차적으로 복잡하고 한국 자체의 독자적인 허가를 통해 수출하게 되면 훨씬 절차도 간소화 되기 때문에 FDPR에서 적용 제외가 되지 않으면 한국 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김두식 / 법무법인 세종 대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제재가 바로 미국의 수입 통제입니다. 여기에 대한 대응이 가장 필요한데, 문제는 너무 복잡하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물품은 뭔지, 어떻게 수출되는 것인지, 거기에 미국의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개입이 돼있는 건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답변 드리기가 어려운 게 많습니다. 따라서 가장 급선무는 역외적용되는 미국의 수출입 통제, 특히 FDPR에 관한 정확한 이해를 하고 거기에 대해서 기업에 정확한 자문을 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증시는 그래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공격했던 지난 24일 코스피가 출렁이면서 2640선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우리 증시는 반등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피는 1.6%오른 2747.08에 마감을 했습니다.

우리 증시가 1월에 크게 빠진 영향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한국 중시는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전쟁의 타격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되는데요.

특히 전쟁으로 증시가 출렁일 때도 견조하게 버틴 종목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대부분 주주 친화정책을 내놓은 종목들입니다.



메리츠금융과 메리츠화재가 각각 1천억원, 대한제강이 35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코스피가 2600선까지 내리는 가운데에도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반면 주주친화정책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화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약세장에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는 종목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며 이런 정책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창환 얼라이언스파트너스 대표 :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배당을 자사주매입 소각으로 바꾼 거거든요. 정책을 바꾸기 전에는 PBR 기준 0.5배 정도로 거래됐었고, 우리나라 금융주가 대부분 그렇게 거래됐었는데 이제는 PBR 한 배 이상으로 올라왔거든요. (주주입장에서는) 자사주매입이 세후 수익률이 더 좋습니다. 또 주식 수가 줄어 들어서 주당 순이익이나 주당순자산이 늘어나는 효과가 커지거든요. 그래서 이런게 많이 생기지 않을까..]



또 지금의 전쟁 상황이 국내 모든 기업에게 나쁜 것은 아닌데요.

유가가 상승하면서 싼값에 원유를 확보했던 정유주들은 이익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주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전시상황이긴 하지만 우리 증시에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오던데요.

MSCI가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도 우리 증시에는 호재죠?

<기자>

네, 오는 9일부터 러시아지수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가 될텐데요.



증권가에서는 이 자금들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기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2.25%인데요.



러시아가 제외되면 한국은 12.43%로 0.19%p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수에 따라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패시브 자금만 약 1조 원이 유입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는데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한국주식을 담아서 엑티브 자금이 움직인다면 4조원 이상의 자금이 한국증시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러시아 제재로 인해 우리 경제가 유탄을 맞을 수도 있지만 일부 수혜를 볼 수 있는 내용도 있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투자에서도 우회방향이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유튜브 제목과 해시테그는 뭘로 할까요?

<기자>

네, 유튜브 제목은 "전쟁통에도 기회는 있다"

해시테그는 #코스피반등 #위기는곧기회로 정하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증권부 지수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