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동결' 푸틴 숨겨둔 재산은…"120조원 훌쩍"

입력 2022-02-27 14:10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산이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공식적으로 푸틴 대통령은 매년 약 14만 달러(약 1억6천800만원)를 벌고 작은 아파트만 소유한 것으로 나오지만, 그의 숨겨진 재산은 1천억 달러(약 120조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수년간의 추측과 소문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의 재산은 매우 불투명하다.

다만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푸틴의 궁전'이라 불리는 흑해 연안의 거대한 저택의 소유권은 다양한 방식으로 푸틴 대통령과 연결된 역사가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 1억 달러(약 1천200억원)에 이르는 호화 요트 '그레이스풀'도 '푸틴의 요트'로 불린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탈세와 부패 실태 등을 폭로한 문건인 이른바 '판도라 페이퍼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연인으로 보도된 한 여성은 모나코에 410만 달러(약 49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하는 등 그동안 축적한 자산이 1억 달러(약 1천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프랑스 남부에는 푸틴 대통령의 전처와 연결된 고가 빌라도 있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재산들이 산재해 있어 그의 숨겨진 재산이 총 얼마인지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영국 헤지펀드 투자자 빌 브라우더는 2017년 미 의회에 출석해 푸틴 대통령의 재산이 총 2천억 달러(약 24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해 서방 동맹국들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연결지을 수 있는 재산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미국 의회에 러시아 제재 관련 자문을 해 온 폴 마사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선임 고문은 어떤 자산이 이번 제재의 영향을 받을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NYT에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부를 제한적으로 파악해,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제재를 한다면 제재를 받는 이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유럽 외교관도 이번 제재를 '정치적으로 중요한 신호'라며 상징적 가치를 강조했다.

미국의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에 푸틴의 이름을 올림으로써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 작지만 악명 높은 국가의 원수들과 푸틴을 나란히 놓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네이트 시블리 연구원은 "세간에서 푸틴 대통령의 재산으로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다고 말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그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독재자이기 때문에 막대한 재산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