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항 거부한 뒤 전멸…마지막 말은 "러시아 꺼져라"

입력 2022-02-26 17:04
수정 2022-02-26 21:12


러시아군 침공에 맞서 흑해 섬을 지키던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가 투항을 거부하다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북·동·남쪽 3면을 동시다발적으로 침공했다. 특히 흑해와 접한 남쪽에서는 전함을 동원했다.

러시아 전함을 가장 먼저 막아선 것은 우크라이나 본토 남단에서 48㎞ 떨어진, 면적 0.18㎢의 작은 섬, 즈미니(뱀)섬의 국경수비대원 13명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섬에 접근한 러시아 전함은 섬에 배치된 국경수비대원들에게 무전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면 유혈 사태와 불필요한 사상은 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국경수비대는 오히려 이들에게 욕을 섞어 "꺼져라"라고 무전을 보냈다.

러시아군에 보낸 이 무전은 결국 그대로 유언이 되고 말았다.

러시아군이 이 섬에 공격을 퍼부어 이들 국경수비대가 결국 모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과 국경수비대가 주고받은 교신 내용은 현지 매체를 통해 고스란히 보도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 13명을 추모하면서 "즈미니 섬에서 최후까지 저항하다 모든 국경수비대원이 '영웅적으로' 숨졌다"며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