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현지 중국인들을 철수시킬 전세기에 대만인도 탑승시키겠다고 밝히자 대만이 "악의적인 선전"이라며 발끈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이하 대사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긴급 공지를 통해 현지 교민을 귀국시킬 전세기 투입 계획을 밝히면서 탑승 대상에 대만인도 포함했다.
오는 27일까지 접수하는 전세기 탑승 신청 대상자로 중국, 홍콩, 마카오 여권 소지자와 함께 대만인 신분증 소지자도 명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는 무역상과 유학생 등 중국인 6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은 2017년 멕시코 대지진, 2018년 일본 태풍 피해 때도 중국이 전세기를 띄워 현지 중국인들을 철수시키면서 대만인들도 데려온 바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한 청년은 중국의 짧은 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에 영상을 올려 "전세기 탑승 대상에 대만인도 포함된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설령 말을 안 들어도 너는 내 아이야'라고 하는 것 같다"고 중국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즉각 불순한 의도라며 중국을 비난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邱垂正) 대변인은 "외교부는 이미 (대만)교민의 안전한 철수 계획이 있다"며 "중국의 월권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추 대변인은 "우리가 (대만)교민에게 더욱 친절하고 직접적인 협조를 제공할 것"이라며 "현지 교민은 중국 대사관에 협조를 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대만 외교부도 "중국이 전세기로 우리 교민을 철수시키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선전이며, 허위 정보를 퍼뜨려 우리 정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교민 보호 노력을 폄훼하려는 악의적인 기도"라고 비난했다.
외교부는 "지난 24일 교민 18명을 태운 버스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출발, 서쪽으로 대피했으며 폴란드 주재 대표부가 이들의 폴란드 입국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기 파견 계획만 밝힌 중국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구조활동에 나섰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