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낙동강 하굿둑이 35년 만에 상시 개방되는 데 대해 "하굿둑 개방으로 낙동강 하구의 자연생태계 복원에 성공한다면, 다른 하굿둑들과 4대강 보의 개방 문제 해결에도 좋은 선례가 되고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부산광역시 을숙도에서 열린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비전 보고회'에 영상 축사를 보내 "오늘, 35년 만에 낙동강 수문이 열리고, 물길이 트였다"며 "낙동강물과 을숙도를 지나온 바닷물이 만나 다시 생명을 나누게 됐다"면서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과 경남도민, 지역 농·어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저 자신도 2012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 때부터 공약하고 노력해왔던 일이어서 감회가 깊다"고 전했다.
지난 1987년 준공된 낙동강 하굿둑을 열어 강으로 바닷물을 들여보내는 생태계 복원 작업이 이날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는 지구상의 생태계 중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의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특히 낙동강 하구는 동양 최대의 갈대숲 경관과 철새도래지로 명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 "낙동강의 명물 재첩은 지역 어민들과 재첩국 아주머니들에게 중요한 소득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는 개발의 흐름 속에서 자연을 돌보지 못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낙동강 하굿둑 건설로 생활, 공업,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부산-경남 간 교통환경도 개선되었지만, 잃은 것도 많았다"며 "하구의 아름답던 갈대숲과 철새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기수대와 함께 재첩이 사라지고 어종과 수생식물의 다양성도 훼손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 지역에서 먼저 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2019년 하굿둑 시범 개방 결과 "용수 확보와 염분 피해 방지 같은 하굿둑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뱀장어, 농어, 숭어, 웅어 같은 회귀물고기가 낙동강으로 돌아왔고 기수생태계의 복원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낙동강 하구의 안정적인 복원과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내며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수대 조성에 따른 수질과 생태계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면서 "식수와 농·공업용수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하구의 자연성 회복은 세계적인 관심사"라며 "기후 위기 시대의 하구는 자연의 방파제이자 뛰어난 탄소흡수원으로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세계 여러 국가들이 하굿둑 개방을 통해 생태계 복원에 힘쓰고 있는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