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러軍 국경병력 증강...항공기 추가배치"

입력 2022-02-17 22:42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쪽으로 병력을 더 가까이 이동시키고 있으며 더 많은 전투기를 착륙시키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병력 철수 주장을 일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방문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같이 말하고 "나는 얼마 전까지 군인이었다. 이러한 종류의 것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짐을 싸서 집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면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그들이 더 많은 전투 및 지원용 항공기를 운항하고 흑해에서 전투대비 태세를 날카롭게 가다듬으며 심지어 혈액을 비축하는 것까지 목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지금까지 러시아의 병력 철수나 긴장 완화의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로부터 외교가 계속될 수 있다는 신호가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철수나 긴장 완화의 어떠한 신호도 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경고의 시간 없이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기에 충분한 병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면서 "이것이 상황을 이토록 위험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다만 "아직은 러시아의 의도에 대한 명확성도, 확실성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다.

앞서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에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예상일로 지목한 16일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가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훈련이 끝난 일부 부대가 복귀 중이라고 발표하고 서방과 대화를 이어갈 뜻을 밝혔지만 본격적인 긴장 해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앞서 러시아의 병력 복귀 발표에도 아직 유의미한 규모의 러시아 병력 철수는 관측되지 않았고 오히려 러시아는 병력을 늘렸다고 반박해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16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훈련하던 병력이 복귀했다는 러시아 발표는 '허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