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자극만 골라 인지"…반도체 전자소재 개발

입력 2022-02-13 17:55


인간의 피부처럼 약한 자극은 쉽게 적응하고 강한 자극만 인지해 반응하는 반도체 전자소자가 국내에서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강종윤 본부장과 전자재료연구센터 윤정호 박사가 참여한 연구팀이 은(Ag) 입자의 양을 조절해 뇌에 전달하는 생체 신호의 강도를 조절하는 전자소자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은 입자는 적은 양이 소자에 포함되면 나노 크기의 약한 필라멘트가 형성되고 시간이 지나면 백열전구의 필라멘트처럼 발열시 전기 회로가 끊어진다.

반면 많은 양의 은 입자가 소자에 포함되면 두꺼운 필라멘트에 의해 전기 회로가 생성되고 이 회로는 열이 발생해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이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강 본부장 연구팀은 외부의 약한 자극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류의 양을 줄여 추가 신호를 발생하지 않게 하고, 강한 자극이 가해질 때는 두꺼운 필라멘트에 의해 지속해서 고통을 느끼는 신호를 발생시키는 전자 소자를 제작했다.

강 본부장은 "소자에 포함된 은의 양을 통해 외부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피부의 특성부터 강한 자극에만 고통을 느끼는 특성까지 모두 모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전자 소자가 단순히 고통을 모방하는 특성을 넘어서 인체 무해한 자극에는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적응하고 인체에 유해한 자극에만 반응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인공 피부·장기,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최신 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