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에서 '클릭 전쟁'이 벌어졌다.
희소성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로 MZ세대에게 입소문을 탄 발베니 14년산을 스마트오더(앱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로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매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발베니 14년산은 10만원 중반대 가격으로 대형마트 판매 주류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고가지만 준비한 500병은 2시간 만에 완판됐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시는 문화가 사라지고 소규모 회식이나 '혼술', '홈술' 열풍이 불면서 독주가 뜨고 있다.
한 때 '아저씨 술'로 취급받았던 위스키가 주인공이다.
위스키는 유흥업소나 2차에서 마시는 술로 인식된데다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주로 국내 소매점보다는 해외여행을 갈 때 면세점에서 선물용으로 구매하던 술이었다.
그런 위스키 매출이 꿈틀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년 대비 위스키 매출액은 2020년에는 45%, 2021년에는 65.8%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9일까지 53.9% 늘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이마트에서 위스키를 구매한 고객만 85만명이었다.
2007년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던 수입액도 늘었다.
관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천534만4천달러로 전년 대비 32.3% 늘었다.
열풍을 주도하는 것은 저도주나 달달한 술에 열광했던 MZ세대다.
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칵테일을 만들고 이를 유튜브와 SNS 등에 공유하며 위스키를 즐기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이마트에서 칵테일 등 혼합주에 사용되는 탄산믹서 매출도 28.5%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발베니, 맥켈란 같은 싱글몰트 위스키는 진열하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일부에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위스키는 최근 들어 가격이 10% 내외로 인상됐는데도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발베니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