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에게도 철수를 명령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은 12일 트위터에서 "국무부가 응급한 임무가 없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대피를 명령했다"며 "러시아의 계속된 군 병력 증강 때문이며, 이는 러시아의 중대한 군사 행동을 의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대사관 직원들이 일부 줄어들지만, 대사관의 핵심 인력, 우크라이나 현지 직원, 국무부, 전 세계 미국 외교관들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민주주의·번영을 위해 쉼 없이 외교적 지원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철수 명령에도 일부 외교관은 우크라이나에 남겨 러시아 접경지대의 정반대 편인 서쪽 폴란드 접경지대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이 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정보기관의 경고에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들에게 먼저 철수를 명령한 상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앞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은 늦어도 48시간 내에 대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명령만 하면 언제라도 침공이 시작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네덜란드, 라트비아, 뉴질랜드, 쿠웨이트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속속 권고했다. 이스라엘은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 인력을 '최적화'한다면서 일부 직원의 철수를 명령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나 '제3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고지에서 "우크라이나 정세 변화를 세심하게 주시하면서 예방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만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