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 해 동안 낼 세금이 110억달러(약 13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테슬라는 연방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고 CNN 비즈니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테슬라는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지난해 55억달러(약 6조5천9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세전 기준으로 1억3천만달러(약 1천5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연방 세금을 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외국에서 낸 세금이 8억3천900만달러(약 1조55억원)에 이르렀지만, 미국 주(州)에는 불과 900만달러(약 107억원)만 냈고 연방 세금은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테슬라는 매출의 45%가 미국 내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60억달러(약 7조1천910억원)가 넘는 세전 이익이 모두 해외에서 나왔고 미국 내에서는 1억3천만달러(약 1천557억원) 손실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스 어낼리시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틴 설리번은 테슬라가 연방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지만, 미국 세법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그러나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가적 지원을 받은 테슬라가 다국적 기업들이 흔히 쓰는 수법을 통해 연방 세금 납부를 피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국적 기업들이 외국 자회사가 이익을 챙기고 비용은 미국 법인이 부담하는 구조를 통해 미국 내에서 세금을 피하고 있다면서 테슬라도 이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낸 이익의 61%가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7개 국가에서 발생했다.
CNN 비즈니스는 상당 기간 적자를 냈던 테슬라가 이월결손금을 많이 확보했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서도 세금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테슬라와 다른 거대 기업들이 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한 입법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CNN 비즈니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선출직 관리들이 다국적 기업들의 이런 행태를 바로 잡겠다고 다짐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라고 개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 납부 명목으로 테슬라 주식 1천560만주를 매각했으며, 110억달러 정도를 세금으로 납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억4천260만달러(약 1천709억원)를 들여 스톡옵션을 행사해 236억달러(약 28조3천억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확보했다.
머스크는 이후 840만주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확보,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이 6천750만주로 늘어났다.
CNN 비즈니스는 머스크의 남은 스톡옵션의 만기가 2028년이며, 앞으로 5년간은 머스크와 테슬라가 세금을 납부하는 일이 없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