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공장 폭발로 8명 사상…중대재해처벌법 수사

입력 2022-02-11 16:54


사상자 8명을 낸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여천NCC 3공장 폭발사고는 무게 약 1t인 열교환기 덮개가 작업자를 한꺼번에 덮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여천NCC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청소가 끝난 열교환기의 밀폐 작업을 마치고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 압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길이 12m·지름 2.5m인 원통형 열교환기의 양 끝에는 무게 1t가량의 탄소강 재질 덮개가 달려있는데, 이 중 하나가 폭발 충격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작업자를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

열교환기는 화학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증기를 만드는 설비인데 평소 내부 압력은 대기압의 10배 수준이다.

가스 누출을 확인하는 시험 가동 때는 대기압 17배 수준까지 압력을 높인다.

해당 설비는 여천NCC 1∼3공장에 걸쳐 1천여 개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는 열교환기가 시험 압력을 견디지 못할 경우 튕겨 나갈 우려가 큰 대형 부품 앞에 작업자들이 있었던 상황을 두고 안전 지침 위반 여부인지는 즉답을 피했다.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여천NCC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사고 직전 서 있던 위치의 적절성 여부는 정부 기관의 공식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는 게 맞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전국플랜트 건설노조 여수지부 측은 "현장 안전 지침상 시험 가동 시, 현장을 확인할 1~2명 작업자 외 다른 작업자들은 안전 구역 밖에 물러서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안전조치가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9시 26분께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산단 여천NCC 3공장 급랭 공정의 열교환기 설비에서 발생했다.

여천NCC는 지난달부터 외주업체를 통해 해당 설비 청소를 진행했고, 전날에 이어 이날 2차로 가스 누출 확인을 위한 시험 가동을 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 3명과 부상자 4명은 설비 청소와 부품 체결, 시험 가동을 수행한 전문업체 소속 노동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망자들이 하청업체 소속이 아닌 일용직 직원이라고 밝혔다.

여천NCC 측은 피해자 상당수가 외주업체 소속이라는 지적을 두고 '석유화학산업단지의 관례'라고 해명했다.

브리핑에서 여천NCC 관계자는 "저희는 생산을 주로 하는데 정비 쪽으로는 유수의 특정 작업에 특화된 전문업체가 많다"며 "그런 업체와 계약해 정비 작업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천NCC는 이번 사고 수습과 현장 지휘를 김재율 대표이사가 직접 맡기로 했다.

브리핑에서 노재영 전무는 "불의의 큰 사고를 내서 죄송하다"며 "돌아가신 네 분께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노 전무는 "유가족과 모든 분이 치유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사고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