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으로 불렸던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2차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패한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다시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박 전 상무 측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최근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는 박찬구 현 회장의 조카로, 현재 금호석유화학 주식 8.5%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 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16%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임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의 투명화·합리화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주주제안을 발송했다"며 "추후 주주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 주주들에게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 상무가 발송한 주주제안에는 2명의 사외이사 후보와 배당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표결하게 된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초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박 전 상무는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획기적인 고배당안과 경영진·이사회 변화를 내건 주주제안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벌였지만,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박 회장 측에 완패했다.
주주총회 직후 금호석유화학은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박 전 상무를 해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해 "아직 주주제안서를 수령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주제안서 수령 후 제안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법령에 따른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