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돈 정기예금으로…"짧은 만기가 대세"

입력 2022-02-07 17:25
수정 2022-02-07 17:25
<앵커>

금리가 오르고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연초부터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3개월, 6개월 단기 예금 상품이 인기인데요,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혜택을 볼 수 있는데다 투자대기자금을 짧게 운용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그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예상보다 빨라진 미국의 금융긴축 속도에 연초부터 하락세를 겪은 증시와 코인 시장.

꺾인 투자심리에 갈 곳을 못 찾은 투자대기성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수신잔액이 전달보다 34조원이나 늘어난 가운데, 정기예금에만 1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들어왔습니다.

주식·코인,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조정기간이 상당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원금을 지켜주는 은행에 돈을 예치해두고 투자시점과 투자처를 관망하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도 여전히 은행 예·적금 금리는 대부분 연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

낮은 수익률에 은행에 오래 돈을 묶어두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만기가 1년 이상인데다, 가입시기에 금리가 정해져 있어 금리인상 혜택마저 적은 적금 등 적립식 예금의 잔액은 한달새 6천억원 줄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 정기예금은 대부분의 상품이 만기를 개월수까지 설정할 수 있는데 적금 같은 경우에는 만기가 정해져 있어요. 또 금리가 3%가 돼도 매달 부어서 받는 돈이 이자소득세를 제하고 나면 얼마 안되다 보니 관심이 줄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 창구와 PB센터에서는 잠시 안전하게 투자대기 자금을 맡겨두면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수익을 더 챙기기 위해 3개월, 6개월 등 단기 예금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허도경 / 신한은행 PWM목동센터 PB팀장 : 1년짜리와 6개월, 3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차이가 크게 없어요. 고객님들도 대부분 다 3개월이나 6개월짜리 단기예금 상품을 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1년짜리는 잘 안하세요.]

주식시장 역시 일시적 조정을 거친 뒤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

증시에서 돈을 빼 예적금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될 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은행권의 관측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