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으로 양국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이 발생하면서 중국의 IT 산업이 한계에 빠졌다는 지적이 중국에서 나왔다.
3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미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 이후 양국이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의 대가가 더 컸다"면서 "중국의 IT 산업이 한계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과학기술 디커플링 전략이 중국의 선진 기술 확보와 인재 유치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디커플링 이후 기술이나 산업 등 대부분 분야에서 현저하게 (발전이) 뒤처질 뿐 아니라 기술 '진공상태'에 빠졌다"면서 "특히 반도체 제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반도체 제조와 AI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과 관련한 디커플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중국은 현재 기술 함량이 낮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서만 미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일부 '작은' 분야에서만 미국을 앞서고 있지만, 미국 IT 산업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최근 급성장했다고 자부하는 AI 분야에서도 여전히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중국이 자부하는 항공우주 분야 역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항공우주 분야는 미·중 간 상호 의존이 적은 분야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민간 분야에서 열세이고, 핵심 부품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로 인재 부족을 들었다.
보고서는 "중국의 AI 분야 고급 인재의 34%만 중국에 남았고, 나머지 56%는 미국으로 이주했다"면서 "반대로 미국에 유학하고 있는 인재들은 88%가 현지에 남았고, 약 10%만 중국으로 귀국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베이징 국제전략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도하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해외 연구소가 아닌 중국 내 연구기관에서 나온 것이 시선을 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