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약 '타미플루' 장염증·대장암 억제에 효과"

입력 2022-02-03 14:13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장염증·염증성 대장암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타미플루로 대표되는 '시알산 합성 저해제'가 유해균 증식을 억제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의 불균형에 따른 염증성 대장암 발생을 제어하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초기 대장암 발병의 중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p53 돌연변이 유전자는 대장 내 만성 염증을 유도하고 장 상피 세포를 훼손한다.

또 다른 대장암 발병 요소 중 하나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손꼽히는데, 학계에서 p53 돌연변이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의 관련성은 예상했지만 이들 간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었다.

생명연 연구팀은 인간 유전자와 많은 부분 일치하는 잉엇과 물고기인 제브라 피시 동물모델을 이용해 p53 돌연변이가 장 염증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증가시켜 염증성 대장암을 일으키는 사실을 규명했다.

p53 돌연변이가 장내 유기 화합물 중 하나인 시알산의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이는 유해균인 에로모나스 세균의 과다 증식을 유발한다. 이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과 장 염증, 나아가 염증성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연구팀은 이런 기전을 바탕으로 시알산 분해효소 저해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제품명 타미플루)를 활용해 장내 시알산 농도를 조절하면 에로모나스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장 내 염증 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생명연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이정수 박사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장 염증과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고, 시알산 대사를 조절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통제할 수 있다"며 "향후 염증성 장 질환과 염증성 대장암 같은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국제저널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지난달 6일 온라인 게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