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순위 1위에 오른 뒤 닷새째인 전날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드라마는 다음날 25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이틀째에는 44개국, 사흘째 46개국, 나흘째 54개국, 닷새째 58개국으로 흥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3위로 출발해 한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시청 시간은 1억2천479만 시간으로 그 주의 영어·비영어 시리즈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 뒤를 잇는 메가 히트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좀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남아있는 생존자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개는 기존 좀비물과 다를 바 없지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아 신선함을 샀다는 평가다.
사회 축소판인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학내 문제를 넘어 현실을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도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학교는 전 세계가 3년째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좀비 떼를 통제하지 못하고 도시를 봉쇄해버린 정부, 살아남기 위해 대걸레 자루를 쥐고 좀비 떼와 싸우는 학생들의 모습은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사회속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드라마 속 좀비를 팬데믹에 빗대며 "세계를 뒤흔드는 어두운 실존주의를 그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 가슴 아픈 지점도 있다. 여러 차례 구조를 요청하지만, 도착하지 않는 구조대나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대사는 세월호 참사를 빗댄 대목으로 꼽힌다.
드라마는 학교 폭력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기생수'라고 부르며 무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폭력과 차별이 만연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춰낸다. 또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좀비 떼와 싸우는 과정에서 내리는 선택과 결과들 역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공감을 사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에는 이야기 전개, 캐릭터, 메시지 외에도 좀비를 실감 나게 구현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의 공도 크다. 배우들은 좀비의 몸동작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학생들이 그르렁 소리를 내고, 우두둑 소리를 내며 기괴하게 몸을 꺾는 움직임 등은 오랜 시간 좀비물을 만들어온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복도를 따라 팽팽하게 내달리는 미션, 강당을 미친 듯이 질주하는 장면들이 특별한 스릴감을 선사한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