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드업계가 영세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에 나섰습니다.
영세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낮춘 대신 대형 유통사 등 연매출이 높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올린다는 건데, 만만치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기자>
카드사들이 최근 유통업계와 자동차업계 등 연매출 500억 원 이상 대형가맹점들을 대상으로 카드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했습니다.
연매출 30억 원 미만의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정부가 정하지만, 30억 원을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의 경우 업계간 자율 협의로 이뤄집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영세·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을 추가로 인하한 만큼, 카드사들은 연매출이 높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인상 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전체의 90%에 달하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인하된 만큼, 카드업계의 수수료 수익 감소분 역시 연간 4,7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 후반대로 알려져 있는데, 카드업계는 이를 2%대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 : 대형가맹점들과 수수료 협상을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협상 결과에 따라 올해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대형가맹점 역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부진을 이유로 카드수수료율 인상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라,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큰 진통이 예상됩니다.
과거에도 대형 가맹점들은 카드수수료율 인상 요구를 이유로 '결제 거부' 카드를 꺼내며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수수료율 협상을 거부한 현대차는 신한과 삼성, 롯데카드 결제를 거부했고, 2004년 이마트는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비씨카드와의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 제반비용이 다 오른 상태고, 경영에 필요한 회사운용비용 자체는 다 오른 상태인데, 거기에 수수료까지 올리면 업체들은 수익성 보장이 안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은 맞죠.]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이들의 수수료 힘겨루기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