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부터 3월까지 두 달간 전국적으로 약 7만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2·3월 분양성적이 올해 청약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설 연휴 직후인 2월에 전국적으로 3만8천10가구, 대선이 낀 3월에는 3만2천846가구가 각각 분양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조합원분과 사전청약 물량이 포함돼 있으며 오피스텔은 제외돼 있다. 이는 1월 분양물량 4만5천여가구 비해서는 월 기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올해 1월 물량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할 때 '역대급'으로 많았다.
올해부터 잔금대출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40%)에 포함되면서 이 기준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이달에 청약을 받은 단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3월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당초 2월 분양물량도 1월보다 많은 4만6천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으나 인허가 일정,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급속 확산, 청약열기 감소 등으로 일부가 3월 이후로 분양 시기가 미뤄졌다. 3월에 잡혀 있는 물량도 시장 분위기에 따라서는 4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2월 2천342가구, 3월 315가구로 지난해에 이어 분양 가뭄이 계속될 전망이다. 중구 입정동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 재개발 아파트 535가구,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개발 827가구 등이 내달 분양될 예정이다.
경기에서는 안양시 안양동 안양역푸르지오더샵(2천736가구) 재건축 단지와 화성시 화성유보라아이비시티(1천595가구), 평택 화양지구휴먼빌(1천468가구) 등의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 대기 중이다.
최근 공급물량 증가로 미분양이 늘고 있는 대구에서도 3월 중 서구 비산동 힐스테이트서대구역센트럴(766가구)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최근 청약 시장은 청약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초기 미계약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잔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청약자들이 일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가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일반분양분은 총 1만129가구로, 1∼2순위를 합한 평균 청약 경쟁률은 작년(17대 1)보다 낮아진 16.7대 1로 기록됐다.
특히 수도권의 경쟁률은 17.7대 1로 지난해 1월의 29.7대 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정부가 속도를 내는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청약자 분산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올해 2∼3월 분양성적이 올 한해 전체 분양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를 피한 단지들이 많았던 1월과 달리 2월부터는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 단지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큰 전매차익이 보장되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나 입지 여건이 뛰어난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몰리고, 공급물량이 많은 곳이나 비인기 지역은 외면받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
부동산R114 여경희 연구원은 "올해도 수도권 중심의 청약시장 호조세는 이어지겠지만 작년만큼의 열기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대출규제 강화로 청약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만큼 '분양가' 변수가 청약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