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와 인터넷전문은행 경쟁력과 관련된 이야기 보다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출범한지 벌써 5년 정도 지났습니다.
인터넷은행에 대해 금융업계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인터넷은행 선두주자를 카카오뱅크로 꼽는 것에는 아마 다들 이견이 없을텐데요.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카카오뱅크가 아닌 카카오가 무섭다"
인터넷뱅크라는 서비스 형태가 아니라 대주주인 '카카오'가 버티고 있어 두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가 가장 대표적인 무기일텐데요.
잘 아시다시피 카카오톡은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이른바 '국민 메신저'입니다.
4천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중은행 중 가장 이용자가 많다는 KB국민은행 고객이 3,200만명 정도니까 시중은행과 이용자 수 차이가 어마어마한 셈입니다.
<앵커>
결국 대주주인 카카오가 무섭다는 것인데.
단순히 이용자수가 많아서 그런건가요.
<기자>
이용자수 뿐 아니라 사업 확장성도 큰 무기입니다.
카카오는 메신저 외 게임과 모빌리티, 주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잖아요.
금융회사들은 '금산분리' 등 규제에 묶여 다른 사업군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인터넷은행들이 확실히 유리해 보입니다.
결국 '대주주가 누구냐'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이 크게 좌우된다고 볼 수 있죠.
<앵커>
인터넷은행들이 한국보다 먼저 영업을 시작한 해외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인터넷은행은 1995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인터넷 환경이 그때와 지금 너무 다르니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죠.
하지만 참고할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미국에 '앨리 파이낸셜(Ally Financial)'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 모터스(GM)가 고객에게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회사에서 출발했는데요.
처음에는 GM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 딜러를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리스 상품에 주력하면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후 여러번의 사업 구조조정 등을 거쳐 지금은 자동차금융과 온라인뱅킹, 모기지론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는데 현재 시가총액이 약 167억 달러, 우리 돈 20조 원이 넘습니다.
<앵커>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해외 인터넷은행 사례는 없을까요.
<기자>
최근 IT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대표적인 IT회사인 텐센트와 알리바바, 해외주식 투자자가 아니어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이 두 기업 모두 인터넷은행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중국 민영은행 가운데 이들 인터넷은행이 총 자산규모에서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종합인터넷 회사인 텐센트 자회사인 웨이중은행(위뱅크)는 텐센트의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은행 업무에 적용해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 그룹이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을 통해 보유한 왕상은행(마이뱅크) 중소 전자상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의 사례 모두 대주주의 경쟁력이 인터넷은행 경쟁력에 영향을 줬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통신사인 KT가 대주주인 케이뱅크의 경쟁력은 금융업계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익명을 전제로 다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들에게 물었을 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케이뱅크는 통신사 KT가 하는 인터넷뱅킹 서비스 정도의 수준이다"였습니다.
카카오뱅크와는 달리 그다지 위협적인 경쟁상대는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이용자가 늘고, 실적이 개선되는 점도 가상화폐 투자 붐을 타고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큰 몫을 했을 뿐 서비스 경쟁력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케이뱅크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은데요.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평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하는데요.
카카오뱅크 주가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죠.
이른바 '인터넷은행 거품론'까지 나오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IPO를 준비하는 케이뱅크의 경우 이런 시장의 우려를 극복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