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닷컴 버블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했던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제레미 그랜섬(Jeremy Grantham)이 미국 증시가 향후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해 화제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랜섬은 "재작년 펜데믹 이후 미국 증시에 심각한 슈퍼버블이 생겼다"면서 "슈퍼버블이 터질 경우 S&P500 지수가 향후 45% 가까이 폭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그랜섬은 지난 100년 사이 미국 증시가 네 번째 슈퍼 버블을 경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랜섬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나칠 정도의 자금이 미국 증시에 몰렸다"면서 "특히 밈(Meme) 주식과 NFT(대체불가토큰), 가상화폐,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이 심각할 정도로 몰렸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광적인 수준의 투자 형태는 2000년 닷컴버블보다 심각하다"면서 "미국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슈퍼 버블이 터질 경우 S&P500 지수가 2,500선까지 추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10% 떨어진 4,400선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그랜섬은 슈퍼버블의 배경에 미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랜섬은 "보통 슈퍼버블이 터지기 직전 증시가 평균적인 강세장의 속도보다 2~3배가량 빠르게 치솟는다"면서 "나스닥 지수가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오른점을 보면, 버블이 터지기 직전인 상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역사적으로 버블이 터지기 직전 투기성 종목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시장 규모가 작아졌다"면서 "현재 미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그랜섬은 미국 증시를 둘러싼 슈퍼버블이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 대신 신흥국 시장의 가치주나 일본 같은 선진국 증시에 투자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랜섬은 "인플레이션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포트폴리오에서 금과 은의 비중을 소폭 늘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사진=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