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줄이는데....업비트·빗썸, 무이자 1억 주택대출 '돈잔치'

입력 2022-01-20 17:28
수정 2022-01-20 17:28
<앵커>

지난해 심사 통과를 앞두고 몸을 바짝 낮췄던 가상자산거래소들의 경영행보가 돌변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동안 자제해왔던 코인 상장 경쟁을 재개하는가 하면, 집값 잡기에 나선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을 무이자 주택대출도 크게 늘리고 있는건데요.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보도에 조현석입니다.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의 채용 홈페이지입니다.

다음 달 6일까지 경력직 100명을 공개채용하면서 5천만원의 무이자 사내 주택자금 대출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코인원 관계자 : 입사후 1년 이상된 재직자를 대상으로 무이자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지원을...]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은 최근 인재영입 경쟁을 벌이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너도나도 꺼내든 사내 복지 제도입니다.

업계 1위 업비트와 2위 빗썸은 1억원까지 무이자 대출이 가능한데, 국내 대기업과 견줘도 좋은 조건입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사내 주택자금 대출 제도가 없고, LG전자는 최대 7천만원에 불과합니다.

거래소들의 이같은 행보는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억제에 주력하는 정부와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민간기업의 사내대출까지 정부가 간섭할 순 없지만, 지난해 사업자 신고전엔 정부 눈치를 보며 몸을 낮추는 이른바 로우키 모드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해 태도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주택대출 뿐 아니라 사업자 승인 이후 거래소들의 코인 상장 전략도 돌변했습니다.

지난해 9월 사업자 심사 통과를 앞두고 부실코인을 퇴출시키는 등 건전성을 강화하는 듯 했던 거래소들은 최근 다시 코인 숫자 늘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실제 4대 거래소가 사업 승인 후 현재(1월20일 기준)까지 신규 상장한 코인만 무려 40개에 이릅니다.

숫자로만 보면 작은 거래소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만 갖고 있으면 사실상 거래가 많이 일어나지 않거든요. 매매를 활발하게 할 여지가 없는데, 알트코인이 아무래도 거래량이 크다보니까...]

금융당국은 사업자 승인 이후 확연히 달라진 거래소의 행보가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예의주시 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