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회색 코뿔소'온다…'긴축·가계빚·공급망' 경고

입력 2022-01-19 17:39
수정 2022-01-19 17:39
<앵커>

지난주 금융정책 수장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회색 코뿔소'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금융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회색 코뿔소'는 무엇이고, 한국 경제에 어떤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먼저 '회색 코뿔소'가 무엇입니까.

<기자>

코뿔소 사진부터 보시겠습니다.

몸길이는 최대 4미터, 몸무게는 많이 나가면 3.6톤에 달합니다.

그러니까 성인 남성보다 몸집이 2배 이상 크고, 무게도 45배나 더 나가는 거대한 생명체죠.

이렇다보니 멀리서도 눈에 잘 띄고 진동만으로도 움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죠.

'회색 코뿔소'라는 개념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사전 대처를 소홀히 했다가 당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뜻하는데요.

세계정책연구소 대표 미셸 부커가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한 개념입니다.

도저히 예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나 혼란을 준다는 '블랙 스완'과는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과거 어떤 상황에 '회색 코뿔소'라는 개념이 사용됐나요.

<기자>

지난 2018년 쯤 중국 경제를 설명할 때 회색 코뿔소 개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 보다 신용 위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었는데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 뿐 아니라 중국 언론들도 중국 경제의 회색 코뿔소로 부채 급증을 지목했습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2008년 6조 달러 정도였던 중국의 비금융 부문 총부채는 2016년 말 28조 달러로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 대비 총부채 비율도 같은 기간 140%에서 260%로 두 배 가량 증가했고요.

<앵커>

부채 급증이라는 점에서 현 한국 경제의 상황과도 유사해보이는데요.

그렇다면 현재 한국 경제에 예상되는 회색 코뿔소는 무엇인가요.

<기자>

먼저, 미국의 긴축 행보로 대표되는 세계 주요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력을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중국 사례처럼 한국의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죠.

집값 상승 등 최근 몇년간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요소수 품귀 사태 등 대규모 혼란을 불러온 글로벌 공급망 문제 역시 예상되는 회색 코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