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카오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가 논란이라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공시 없는 매도가 문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코인 '위믹스'를 공시 없이 매도하면서 시세 폭락을 초래했다는 건데, 주식시장처럼 공시 의무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치권도 법제도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 위믹스의 가격이 최근 급락했습니다.
발행사의 '깜깜이 매도' 논란이 불거지며 일주일 새 절반 이상 가격이 떨어진 겁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메이드가 위믹스 토큰을 단기간에 대거 매도해 시세가 폭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위메이드 측은 사전에 공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분할 매도를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위메이드 관계자: 일부에서 우려하시는 것 같이 시장을 교란시킬 정도로 대규모의 위믹스를 단기간에 처분한 일은 절대 없고,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모니터링 해가면서 주의 깊게 한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메이드의 이 같은 행태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합니다.
[김갑래/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발행인들이 매각을 했고, 여기에 대해서 위믹스 생태계에 참여했던 코인 투자자들이 굉장히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주식(코인)을 던진 거죠.]
지난해 11월에도 디카르고 재단이 보유 코인을 시장에 매도했고, 가격은 40%가량 폭락하는 등 유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디카르고는 사전에 제출한 계획대로 물량을 유통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난 이후였습니다.
잇따라 코인 '먹튀' 논란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주식 시장과 달리 코인을 대거 매도하더라도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이 꼽힙니다.
문제를 인식한 정치권에서도 제도 마련에 나섰습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위믹스 문제는 공시에 대한 적절한 매뉴얼이 없는 상태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행 구조가 만든 참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질적인 감독기구를 만들 생각입니다. 대선이 끝나는 대로 정부조직 개편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가겠습니다.]
업계에서도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일정 수준의 의무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 계속 그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정도는 만들어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위메이드 논란으로 재조명된 가상자산 시장의 공시 의무화 제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효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