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사상 처음으로 국보 문화재가 출품됐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열리는 올해 첫 경매에 2020년 보물로 지정된 불상 2점,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이나온다고 예고했다.
2점은 모두 간송미술관이 내놓은 것으로, 삼국시대 유물인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32억∼45억원, 고려시대 금동삼존불감은 28억∼40억원으로 추정가가 책정됐다.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계미십일월'(癸未十一月)에 제작했다는 명문(銘文·비석이나 기물에 새긴 글)이 있어 563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6세기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호신불로, 높이는 17.7㎝이다.
금동삼존불감은 불상을 모시는 작은 건조물인 불감과 삼존불로 구성된다. 높이는 18㎝이며, 제작 시기는 11∼12세기로 추정된다. 고려시대 건축 양식과 조각 기법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미술품 경매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문화재는 보물로 지정된 대형 불화 '청량산 괘불탱'이다. 2015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2천만원에 낙찰됐다. 이전 최고가는 2012년 케이옥션에서 보물 '퇴우이선생진적'이 기록한 34억원이었다.
2015년 이후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현대 작품은 김환기 회화가 최고가를 거듭 경신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문화재를 향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케이옥션은 2020년 보물 '정선 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을 시작가 50억원에 내놓았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 유찰됐다.
간송미술관이 논란 속에서 판매를 시도한 보물 불상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도 경매에서는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두 불상의 시작가는 모두 15억원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유찰 이후 유물 구입 예산을 활용해 두 불상을 사들였다. 총액은 30억원에 미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국보는 유형문화재 중에서도 가치가 크고 드문 것을 대상으로 하며, 보통 보물 중에서 승격해 지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매에 처음 나온 국보 2점은 구매 희망자들이 경합할 경우 문화재 최고가 경신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경매 시장에서 문화재가 인기를 끌지 못했고, 문화재에 관심을 두고 수십억원을 투자할 만한 기관이 사실상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시작가가 높게 정해지면 유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케이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