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거부로 사망·유산…中 시안 병원 2곳 영업정지

입력 2022-01-15 15:32


핵산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 진료를 거부했다가 사고가 발생해 비난이 쏟아졌던 중국 시안(西安)의 병원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15일 신경보에 따르면 시안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지난 13일 시안 국제의학센터의원과 시안 가오신(高新)의원에 대해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위건위는 이들 병원이 응급환자 구조와 진료를 소홀히 했다고 영업정지 사유를 밝혔다. 병원의 환자들은 9개 지정 병원에 분산, 진료받게 했다.

이들 병원은 지난달 초 핵산 검사 음성 결과서가 없다는 이유로 심장병 환자와 산모의 진료를 거부, 심장병 환자는 숨지고 산모는 유산을 해 논란이 됐다.

방역 당국은 비난 여론이 들끓자 공개 사과한 뒤 응급환자들은 핵산검사와 관계없이 진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영업정지로 인해 이들 병원에서 진료받던 환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시안 국제의학센터의원에서 말기 신장암 치료를 받아오던 한 환자는 "치료를 할 수 없으니 다른 병원을 찾아보라는 담당 의사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며 "중풍까지 걸려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 기록이 있는 병원이 문을 닫고, 내 병세를 가장 잘 아는 의사는 진료를 중단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지난 14일 새로 지정받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이 병원의 병상이 이미 꽉 찬 상태라 며칠 뒤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수술 대기 중이던 환자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시안 국제의학센터의원 정형학과 궈수중(郭樹忠) 주임은 지난 13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글을 올려 "기형 귀 수술을 기다리는 117명의 환자는 대부분 1차 수술을 마친 어린아이들"이라며 "제때 2차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험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튿날 웨이보에 "시안시 위건위가 이들의 수술을 허용했다"는 글을 올렸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어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집단감염이 급속히 확산하자 방역 당국은 같은 달 23일부터 시안을 전면 봉쇄했다.

한때 1일 확진자가 100명을 크게 웃돌았던 시안의 확진자는 최근 들어 두 자릿수로 떨어지며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봉쇄가 해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