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깊어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3%대를 기록하고 올해 연간 상승률도 2% 중반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금통위는 1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지난해) 전망경로(2.0%)를 상회해 상당기간 3%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으로도 2%대 중반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올해 중 2%를 상당 폭 웃돌 수 있다고 봤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새해 첫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지난해 8월, 11월에 이어 올 1월까지 6개월간 세 차례 인상한 것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2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물가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달 전 물가상황을 설명할 때 2022년 2%를나타내고 상방 리스크가 클 거라고 말한 바 있다"며 "불과 한 달 사이지만 저희가 봤던 거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고 범위도 상당히 넓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2.5%였는데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2%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기존 전망 경로를 크게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외식물가는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있는데 외식 품목의 물가 상승압력 확산세가 상당히 뚜렷하며 공급병목에 따른 상승압력도 자동차등 내구재에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 3% 흐름이 꽤 가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다만 긴축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긴축할 상황은 아니고 경기, 물가, 금융불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수준의 기준금리를 늘 평가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물가상승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물가상승세가 생각보다 확대되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반면 원자재 수급 차질로 공급이 그에 미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며 "경제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웃돌고 있는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