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증권업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연말에 이어 새해 들어 선제적 비용절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대면 영업 환경 지속으로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인력마저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희망퇴직에 나선 미래에셋증권.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에 단행했는데, 지난 10일까지 접수를 받은 이번 희망퇴직에 적지 않은 직원들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진행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28명의 퇴직자를 최종 선정했고, 하이투자증권 역시 50대 중반 이상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다만, 이전의 '칼바람' 구조조정과 달리 이번 희망퇴직은 직원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게 이들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감원 바람이 전체 증권사로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은 미래에셋증권이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희망퇴직을 주저했던 다른 증권사들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이미 새해 들어서도 지점 통폐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원격지 발령이나 직무변경 등 비자발적 퇴사도 함께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6개의 지점을 추가로 통폐합했습니다.
지난 2020년 말 63개였던 지점이 2년여만에 44개로 줄었는데, 비율로 보면 30%나 축소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말 5개의 지점을 통폐합했고, NH투자증권 역시 1개의 지점을 다른 지점과 합쳤습니다.
지난해 3분기 증권업계는 전 분기보다 10% 이상 당기순이익을 늘렸지만, 지점 통폐합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증권업계 전체로 보면 지난 2020년 12월말 929개였던 국내 증권사 지점은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9월 말 현재 895개로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 불안, 여기에 비대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지점 통폐합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지점 통폐합을 하려면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와 다른 방향성으로 퇴사 결정을 하게 되는 분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예상합니다. 비대면 방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인력 수요는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역대급 실적 행진에도 '군살빼기'에 한창인 국내 증권사들.
대내외 변수와 함께 언택트 열풍이 이어지면서 이런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