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3일 탄성력·복원력이 우수한 합성수지인 '엘라스토머' 형태의 고분자 전해질을 이용해 세계 최고성능의 전고체 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고체 리튬메탈전지(all solid state Li-metal battery)는 이차전지의 리튬 메탈 음극과 양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화재 위험성이 높은 액체 대신 고체로 바꾼 것으로, 화재·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미래기술 전지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Li-ion battery)보다 에너지밀도가 높아 대용량 충전이 가능해 자동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 기술'로 불린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과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팀은 고무처럼 신축성이 탁월한 엘라스토머 내부에 리튬 이온전도도가 매우 높은 플라스틱 결정 물질을 3차원적으로 연결해 엘라스토머 고분자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전고체 리튬 메탈 전지를 구현했더니 에너지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1㎏당 410와트시(Wh)에 달했다. 현재 주로 쓰이는 고분자 전해질인 폴리에틸렌 옥사이드(PEO)를 기반으로 한 전지의 에너지밀도는 1㎏당 280Wh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현재 한번 충전으로 500㎞가량 가는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가 80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리튬금속 음극과 니켈 리치 양극(NCM-Ni83)으로 구성된 4.5V 이상 고전압 전고체 전지에서도 화재 등 이상 없이 안정적으로 구동됐다.
김범준 교수는 "엘라스토머 고체전해질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며 "기존 고체전해질이 가진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데다 제조 공정이 매우 간단해 전고체전지 전해질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