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6박 8일간의 순방기간동안 에너지 협력을 비롯해 인프라, 방위산업 수주 등 성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순방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중동지역은 우리의 최대 에너지 공급원이자 최대 해외 인프라 건설시장으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업들의 미래 기간산업 진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3개국은 우리나라의 중동·아랍권 주요 우방국들로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안정, 역내 평화와 안정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를 주요 파트너국으로 동반 성장을 희망하고 있는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모하메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모하메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의 초청으로 UAE를 방문한다. UAE는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며 문 대통령의 방문은 4년 만이다. 16일에는 두바이에서 양국 경제인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2020 두바이엑스포 한국의 날 공식 행사에 참석한 뒤 UAE 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의지도 밝힐 계획이다.
이어 17일에는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 및 자이드 지속가능성 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후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정상은 2018년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이어서 18일부터 19일까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초청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한다. 박 대변인은 "사우디는 중동지역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해외건설 누적수주 1위국으로, 금년 우리와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협력 대상 국가"라며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와의 회담, 양국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포럼 참석,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 접견 등 일정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일부터 21일까지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역대 2번째, 16년 만의 방문이다. 이집트는 우리나라와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수에즈 운하를 보유한 국제물류의 중심지이자,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거점 국가이기도 하다. 20일 한-이집트 정상회담, 알시시 대통령 주최 공식 오찬,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 일정을 소화한다.
박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2020년 코로나 상황 등으로 순연되었던 중동지역 순방"이라며 "탈석유·산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동 주요 3개국 정상들과의 신뢰와 우의를 돈독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들 국가들과의 협력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중동은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우리 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에너지·건설·인프라와 같은 전통적 협력 분야뿐만 아니라 보건·의료(AI), 과학·기술, 해양·수자원, 수소 협력, 기후환경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의 협력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와 COP33 유치 등 기후환경 문제 대응을 위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와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순방은 상대국들과 외교적 조율을 통해 우리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 공식 발표됐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전날 논평에서 3개국 순방 사실을 사전에 공개하면서 '외교 결례' 논란이 일었다. 박 대변인은 "외교의 본질은 상대국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국익을 추구하는 것에 있는데 공식 발표 전에 순방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를 넘어서 상대국과의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