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버글로우의 중국인 멤버 이런(왕이런)이 '큰절 논란' 속 돌연 중국행을 택했다.
소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10일 에버글로우 공식 팬 카페에 공지를 올려 "이런은 이달 중순부터 2월 말까지 학업상의 이유로 중국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속사는 "코로나19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이 기간 동안 에버글로우는 국내 활동 시 5인 체제로 활동하며 예정된 스케줄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 이라고 전했다.
에버글로우는 2019년 3월 데뷔한 6인조 걸그룹으로 이유, 시현, 미아, 온다, 아샤 등 한국인 멤버들과 이런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최근 열린 팬 사인회에서 멤버들이 새해를 맞아 팬들에게 큰절을 했지만, 이런 혼자 두 손을 모으고 선 채로 인사한 사실이 알려져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눈총을 샀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런의 행동을 추켜세우며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 무릎을 꿇는 게 전통이 된 모양"이라고 반응해 논란을 부추겼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런을 두둔하면서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중국식 문화에 과민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왕이런이 무릎을 꿇는 한국식 새해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국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드라마 등 문화 상품은 포용적이어야 하며, 한국인들의 비판은 한국 문화 확산에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그런 충고를 할 자격이 있나"라며 일갈했다.
서 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환구시보가 이런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2020년 8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상기시켰다.
이 신문은 당시 에버글로우가 한국 군인을 상대로 위문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가 소속사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를 징계했다고 전하면서 "분단 상황인 한국의 군대 위문 문화를 이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넷플릭스 드리마 '오징어게임'과 '지옥'을 불법 유통한 중국의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 '오징어 게임'을 '오징어의 승리'로 표절해 선보이고, '지옥'을 중국어 자막 처리해 '지옥공사'(地獄公使)로 불법 유통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서 교수는 "중국은 자신들의 문화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라"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