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천98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45) 씨가 횡령액을 모두 주식에 투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1천980억원을 8회에 걸쳐 빼돌릴 때마다 주식을 매입하는 데 썼다.
작년 10월 1천430억원어치의 동진쎄미켐 지분 392만주를 사들이기 이전에도 이전 횡령금 550억원을 이용해 주식 투자를 했었다는 것이다.
작년 3월께 횡령한 100억원은 이씨가 회사 계좌에 돌려놓았던 점을 미루어보면 횡령 초기에는 이씨가 주식으로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러나 이후 규모를 늘려가며 회삿돈을 빼돌렸던 이씨는 10월 전까지 회삿돈 450억원을 빼돌려 주식에 넣었지만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이씨가 누적된 손실을 메꾸기 위해 작년 10월 1천430억원을 한꺼번에 횡령하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1천430억원을 들여 매입한 동진쎄미켐 주식(392만주)조차도 이씨 매입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결국 횡령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이씨는 주식을 매도해 금괴, 부동산 등을 매입하는 데 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작년 12월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동진쎄미켐 주식 260만여주(837억원어치)를 팔았고, 같은 달 18일부터 28일까지 680억원어치인 금괴 1kg짜리 851개를 사들였다.
이외에도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의 주식계좌에서 본인과 아내 등의 계좌로 100억여원을 분산 송금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회수 불가능한 횡령액 규모도 더 커질 우려가 있다.
경찰은 이씨가 윗선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단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해 회삿돈을 횡령한 쪽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아내·처제 등 가족과 재무팀 직원들의 범행 공모 여부는 검찰 송치 전까지 사실관계를 계속 파악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