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밈주식 급락세…게임스톱·AMC 10%대 하락

입력 2022-01-07 10:52


지난해 개인투자자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린 이른바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의 '밈 코인'이 새해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증시의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과 AMC는 새해 첫 주에 12%, 17% 각각 하락했다.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대화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개미'들의 화력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은 지난해 688%, 대형 영화관 체인인 AMC는 1천183%나 각각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으로 전환을 예고함에 따라 주가가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 조기 인상 뿐 아니라 보유자산 축소까지 예고하면서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탄 이런 투자 자산들에 '경고등'이 켜졌다.

다만 밈 주식이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하락한 것은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게임스톱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3개월간 23.4%, AMC는 39.0%나 각각 내렸다.

그렇다고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거나 이들 종목에서 손을 떼는 것도 아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첫 3거래일 동안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3조9천억 달러(약 4천633조2천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은 같은 기간 게임스톱은 180만 달러(약 21억원), AMC는 1천500만 달러(약 178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게임스톱과 AMC는 '월스트리트베츠' 대화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상위 5개 종목에 포함되는 등 밈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열기도 여전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밈 코인인 도지코인이 지난해 5월 고점 대비로 80% 가까이 급락했고, 시바이누 역시 지난해 10월 고점에서 65%나 내린 상태다.

작년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이들 밈 코인으로 몰려들며 'to the moon'(국내 유행어 '가즈아'에 해당하는 말)을 외쳤으나, 올해 들어 '땅으로 추락하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파머가 재미 삼아 만든 가상 화폐로, 당시 유행하던 인터넷 밈인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삼았다.

지난해 미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워주는' 언행을 연이어 보인 덕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급기야 시바이누, 아키타이누, 허스키, 핏불, 진도지 등 견종 이름을 딴 가상화폐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가운데 도지코인과 시바이누는 한때 가상화폐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들기도 했다. 현재는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 기준으로 도지코인은 시총 12위, 시바이누는 13위이다.

한편 게임스톱은 대체불가토큰(NFT) 매매 시장을 만들기 위한 부서를 꾸리고 있고, 또 몇몇 가상화폐 회사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 등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게임스톱은 6일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24% 급등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