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불거진 카자흐스탄 대규모 시위 사태의 중심지인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무장 시위대와 진압 군경 간에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타스·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유혈 시위 사태로 1천 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그중 400명이 입원했고 60여 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시위대와 진압 군경별 부상자 통계는 밝히지 않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알마티 시위 진압과정에서 보안요원 13명이 숨졌고, 그중 2명은 참수당했다"고 알마티 치안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카자흐스탄 국영 '하바르24' TV는 "6일 오후 1시(현지시간) 현재 알마티에서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353명의 보안요원들이 부상하고, 12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가운데 1명은 참수당했다"고 전했었다.
그전에는 시위대 진압에 나섰던 8명의 경찰과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시위대 사망자에 관한 보도도 처음으로 나왔다.
알마티시 경찰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하바르24와의 인터뷰에서 "간밤에 극단주의 세력(시위대)이 시내 관청과 경찰서, 파출소 등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으며 수십 명의 공격자가 제거됐다"면서 "이들의 신원 확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청들이 있는 지역에서 대테러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주민들과 도시 방문객들의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현지 치안당국은 이날 새벽부터 알마티시에서 대테러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었다.
AFP 통신도 현지 언론을 인용하면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수십 명이 숨졌고 경찰이 숨진 이들의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시위대와 진압 군경 간 대치는 이날 낮에도 계속되고 있다.
하바르24 TV는 총기로 무장한 일부 시위대가 알마티의 2개 병원을 포위하고 일반인 환자와 의료진의 병원 출입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알마티와 서남부 도시 악타우, 북서부 도시 악토베의 공항이 폐쇄됐다면서, 수도 누르술탄 공항만 정상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군경은 전날 늦은 저녁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던 알마티 공항을 탈환했으나 공항 운영은 재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마티와 아스타나에선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서비스가 차단돼 있으며, 국제전화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은행들도 모두 영업을 중단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번 시위 사태가 외국에서 훈련받은 테러 분자들의 침입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경찰과 군인뿐 아니라 일부 시위대도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에선 가스값 급등에 따른 민생불안이 정부를 향한 반감으로 번지면서 연초부터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항의 시위는 서남부 망기스타우주(州) 자나오젠과 악타우에서 지난 2일 촉발돼 이틀 뒤 동남부 최대 도시 알마티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들로 번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전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금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국가들의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CSTO 의장을 맡은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CSTO 소속 평화유지군이 제한된 기간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된 CSTO 평화유지군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 출신 군인들이 포함됐다. CSTO를 주도하는 러시아는 공수부대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유지군은 카자흐스탄의 중요 국가 및 군사시설을 보호하고, 질서 회복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CSTO 측은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