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섰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1원 오른 1,2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 7월 24일(1,201.5원) 이후 1년 5개월여만이다.
환율은 전장보다 4.0원 오른 1,200.9원에 출발해 개장과 동시에 달러당 1,200원을 돌파했다.
이후 고점 매도를 노린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네고) 매물과 외환당국의 속도 조절 경계감에 장중 1,200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증시 낙폭이 커지면서 반등해 1,200원 위에서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에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200원도 결국 무너졌다.
연준은 전날(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현재 8조8천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 긴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연준이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일명 대차대조표 축소는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 요인이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새해 들어서만 4거래일간 12.2원 올랐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배경에 대해 "연초 들어 미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달러가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통화 대비 전체적으로 강세를 나타내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간밤에 연준의 12월 FOMC 의사록이 나오면서 조기 금리 인상,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이 시사된 데에 시장이 굉장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의 쏠림이나 급격한 변동성 확대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197원 선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1.13% 하락한 2,920.53에 마감해 원화 약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5∼20원가량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올해 달러화는 약세, 원화는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하지만 시점은 봄 이후로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36.73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31.77원)에서 4.96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